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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27일 춘계강좌 <신경숙의 문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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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29 02:05 조회5,079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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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27일 (화) 10:30-2시

남덕자 부회장의 개회사,
성태옥 ('70)동문의 기도후 영문과 선교부 중찬단의 아름다운 찬송,
"우리 영문학과생과 배경은 다르지만 같은 문학을 가지고 다루는 신경숙님을 모신다"는 안미순 회장의 인사말로 2007년 춘계강좌는 시작하였다.

<강의실을 들어서서는 인생의 축적도 많으실 연배가 높으신 분들때문에 놀라기도 하고, 걱정도 했지만 오늘은 문학이야기에만 집중할까 합니다.15세 사춘기때 상경한 저는 전통적인 농가 마을에서 태어나 봄에 씨앗을 뿌리지않으면 가을에 수확을 거둘수없는 곳에서 자랐습니다. 어릴때 제게 그곳은 단순하면서 답답한 마을이었지, 고향에서 느끼는 뿌듯함같은것은 없었습니다. 시골마을에서 남자셋 후에 태어난 여자아이로 아주 애메모호한 상황이었고 그곳에서 저는 끊임없이 책읽기를 하였습니다. 아마도 신씨만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책을 통해 해소하려던게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렇게 제게 문학은 책읽기에서 시작되었지요. 그리고 가족이나 떠나온곳에 대한 그리움이 증폭이 되면서 혼자했던 편지나 일기를 쓰는 행위가 글을 쓰는 행위의 기초가 되었을것으로 생각됩니다. 그속에서도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발설하면 안될것같은 그런 숨겨진 소망같은 것이었지요.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 가면 주로 타자니, 주산, 회계등만 배우는 것이 제게는 재미도 없고해서 오래 결석을 했는데, 선생님이 가정 방문을 오셨더랬어요. 그래서 학교에 가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수가 없어서 결석을 했다하니, 학교만 오면 책을 읽게 해 주신다며 반성문을 써오라고 하셨어요. 그동안 에 써놓았던 대학노트 반 권을 보여드리니 선생님이  "넌 소설가가 되면 좋겠구나"  하셨어요. 20세 전은 '무정형의 상태'인데 그때 선생님의 소설가가 되라는 말씀은 숨겨진 소망을 가지고 있던 제게는 하늘에서 떨어진 보석같았지요. 그래서 노력했고, 지금까지도 노력하는 중입니다.

60명중에서 6명정도를 빼곤 나머지는 대중이라는 것으로 빠져나가는 현실속에서 소설은 그 54명에 대한 조명이며 문학은 해결되지않은 그 어떤것에 대한 애증을 느끼게 하는것인것 같아요. 6명 이외의 많은 사람이 공유하며 눈에 보이진 않은 많은 사람과 은연중에 소통을 하는것이라고 할까요. 소설 쓰기란 안경만도 못한데 (쓸모에 있어서는) 왜 소설을 쓰냐고 물으시면 인간사에 있는것을 모두 따라 갈수는 없지만 자기 마음속에 가치 기준을 제시하며 봄날 숲속에서 노란빛을 내는 산수유같은 존재가 되어주는것. 그렇게 인간의 정서를 빚어 주는것이 문학이 하는 일 같아요....

인간적인 일은 문학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자세히 읽어 보아야 해요. 여류소설가들이 불륜소설을 쓴다는 것은 옳지 못한 정의입니다. 문학은 금지된 것에 대한 문열기 역할을 한다고 믿습니다. 왜,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를 그려내는것이 소설가가 해야될일이라고 생각해요. 제 작품중에 '풍금이 있던 자리'도 내용은 젊은 여자가 아내가 있는 남자에세 쓰는 편지입니다. 그 틀은 불륜이지요. 하지만 저는 어머니의 삶의 무늬를 그리기 위해 그틀을 빌려온것일뿐이지요. 만약 작가가 그틀을 빌려왔다면 다른 욕구가 있지않나 생각해야 할것같아요. 남녀의 gender를 구별할 필요는 없지요. 실제로 불륜소설은 남자 작가들이 더 많이 씁니다. 불륜은 갈등의 문제입니다. 그 틀만 보지말고, 다른 것들도 보아야합니다. ...
푸른 눈물은 실제 책속의 한 페이지에 잠깐 언급된 것을 가지고 1950매를 쓴것입니다. 어느 순간 다른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결국 쓰고보니 역사소설이 아닌 현대 소설이 되어버렸습니다. 자료가 없다는 것이 처음에는 낙망스러웠는데, 나중에는 있을 수 없는 한 여자를 그려내는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인물들을 소설적으로 재구성했고, 내용은 모두 창작입니다. 쓰다보니 우연히 안에있던 역사의식을 느끼게 되었고, 재발견하게 된것같습니다. >

영학회 소식과 활동보고가 있었고, 점심식사후 임원, 간사회의 후 폐회!
109명의 또 하나의 즐겁고 정겨운 만남의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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