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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김훈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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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작성일2005-03-16 12:48 조회4,7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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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김훈 에세이

                                    2005/02/22 오후 11:08 | books | 도서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강물이 생사가 명멸하는 시간 속을 흐르면서 낡은 시간의 흔적을
물 위에 남기지 않듯이, 자전거를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오고 몸 밖으로 흘러나간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 . . . . . . . .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 . . . . . . . . .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 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     
                                . . . . . . . . . .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 자전거여행 >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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