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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가신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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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가신 어머니 ’





어머니의 가장 최근 시에



팔십된 아내도 괜찮은가요
그대를 만날 날은 다가오는데



예순에 그대 보내고 팔십에 시집가신 어머니,

감사하고 감사하고 감사하고 감사해요

그리고 미안해요

엄마 맘 태우고 맘 아프게 해드린 것 미안해요
하지 말라는 건 하고 하라는 건 안한 것들 미안해요
시를 지으시고 이야기 해 주시려면, 귀챦다고 잘 듣지 않은 것 미안해요
깊은 마음 속은 헤아려 드리지 못하고 밥과 블라우스 반지나 사드린 것 미안해요
엄마의 외로움과 힘겨움, 어느 날 아버지를 북으로 납치당한 것과 갑자기 남편을 잃은 원통함들, 다 못 알아드려서 미안해요
나만 사는게 힘들고 어렵다고 불평 원망한 것 미안해요
엄마는 내가 어려운 일에 의연하게 잘 참고 넘기기를 바라시는데 그렇게 잘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가다가 멈추고 뒤돌아 보는 인생
다투지 않아도 될 사소한 일을 다투었네



이 시를 같이 써내려 가면서 그렇지, 깨우치고도, 그러고도 수없이 다툰 것 미안해요



절실한 소원이 나에겐 하나 있지
다툼 없는 나라와 나라가 되라는



아직도 한국과 일본은, 전 세계는 다투고 있어요



막상 갑자기 닥치면
남길 말도 떠오르지 않아
형제야 자매야 사이좋게 지내어라



엄마의 소원들 못들어 드려서 미안해요


‘호연연가’ 책 서문에 같이 나눌 시동무 하나 없이 외롭게 생을 다 하는 건 아닌가 하시던 어머니.
이제사 그 책을 읽고 김남조 시인이 전화와 엄마 오래사신 유택에 와서 문학코너 둘러보고 장호원 생극리 극락의 마을 산위에 내노라 하는 유명한 시인들이 꽃다발 들고 와 인사하겠대요,
특별한 현판도 부쳐드리고 남산에 있는 ‘한국 문학의 집’에서 ‘손호연 문학의 밤’도 가지고 손호연과 손호연의 시를 알리겠대요,
뭐든지 원하는 것 말하래요
혼자 고독하게 한국에서 평생 시를 써오신 어머니
하나님의 그 시간표가 엄마 가신 다음 날이어서 미안해요

얼마 전, 세브란스 신장 투석실에서 피를 가시는게 가엾어 재미있게 해드리려고 -
엄마, ‘설국’을 쓴 가와바다 야스나리’ 는 일본에서 아무도 안 알아 주다가 불란서에서 번역되어 나오니까 후에 노벨 문학상까지 받았대요. 엄마가 노벨상을 받는다면 노벨문학상일까, 노벨평화상일까? - 난 정말로 웃길려고 한 말인데 엄마는 반듯이 앉아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시더니,
“ 평화상이지 ”.
아 -, 그 순간 난 깨달았지요, 엄마가 그간 해온 건 시가 아니었구나, 마음의 표현을 있는 그대로 했더니 그게 시가 되었구나.

엄마의 엄청난 사랑과 평화의 마음, 하나님이 주신 그 인류보편적인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가 온 세상에 잘 전해지도록 도와주세요.

어머니 아버지 땅 깊-이 빈손으로 묻히는 거 보았어요.

어떻게 얻은 인생인데...
이젠 정말로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만 하고, 엄마가 기뻐할 일만 하게 해 주세요.

엄마, 물어볼 것도 많은데, 이젠 이 땅에서 고아가 되었으니 주님밖엔, 믿음밖엔 붙들고 살게 없네요.



그대여
나의 사랑의 깊이를 떠보시려
잠시 두 눈을 감으셨나요



엄마의 애끓는 사랑의 결실로 아버지 가신 날 합장하신 어머니,

엄마가 안보여서 잠시 많이 울었지만, 하나님 만나고 아버지 이십 주기날에 예쁜 연분홍 찔레꽃 빛 웨딩드레스 입고 엄마가 시집가서 기뻐요



작별인사도 없이
그대와 헤어졌노라
그 흔한 작별인사도 없이



엄마가 그 말로도 다 할 수 없는 암투병에도 나 때문에 빨리 눈 못감은 거 다 알아요.
엄마, 난 주님이 함께 하시고 부활의 신앙을 믿으니까 이제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엄마 사랑해요, 미안해요, 그리고 감사 감사해요.



엄마의 큰딸 承信




* * *


영문과 동창 여러분 안녕하세요


72년 졸업
영문과 회장 이승신입니다.


얼마전 저의 어머니 손호연 시인(www.sonhoyun.com)의 빈소에 와주시고 전화와 카드로 격려해주신 모든분들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최근에 내가 다니는 새사람 교회와 모임에서

엄마에 관한 간증을 했는데

모두가 엄마가 있어서인지 다들 공감해 주었습니다



발췌한 내용을 띄웁니다.





또 하나는,


우리가 50 여년 산 필운동 집을 내가 예술공간 THE SOHO(www.thesoho.co.kr)로 만든건 알고 있죠?


지난 일년여 건축하여 또하나의 복합 예술센터가

청담동 요지에 완공되었습니다 (행복이 가득한 집 2004년 3월호 참조)



아름다운 서울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반갑게 모두 만나 환하게 호호 웃는 공간이 되길 바래요..



모두 건강하고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복된 오늘과 내일이시길...





이승신


아름다운 공간 所好 대표
ceo@thesoho.co.kr
011-204-6640




* * *


필운동의 THE SOHO와 함께

청담동에 또 하나의 명작이 탄생했습니다.



미술전시와 음악회, 요리가 함께 하는 복합 예술 센터

'아름다운 공간, 所好'의 건축이 완공되었습니다.

(514-1999, 강남구 청담동 100-30, 대표 이승신)



보기에 시각적으로 아름다울 뿐만이 아니라

나눔과 베품의 컨셉이 있는 컨텐츠가 더욱 아름다운 공간으로

함께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


아름다움이란?

이런 질문을 문득 받는다면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아름다운 공간 소호는 거기에 쉽게 답합니다.



어떠한 설명보다도,

보고 듣고 맛보고, 느끼고 나누고 베푸는 체험이라고...



단순히 멋진 건축 공간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에서 전시된 요리를 직접 체험하며, 미술전시, 음악회 등의 다양한 문화체험과

예술과 요리가 접목된 아름다움을 맛보는 공간입니다.


*


“所好”는 옛 고사성어의 ‘從吾所好’에 나오는 말로

세속과 관습에 얽매이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길을 따르겠다는 자유함을 뜻합니다.


所好는 Style입니다.

소호만의 좋은 곳, 모두가 좋아하는 곳,

나눔과 사귐의 아름다운 공간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


*



The Chinese characters 'SoHo' stand for the phrase 'Beautiful Place'.

SOHO is also a phrase dating back to ancient times which stands for the freedom involved in following one's desired path.


'SOHO is Style.'

Hopefully SOHO can be the beautiful place through

which everyone's chosen path pa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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