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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김순덕 칼럼]결벽과 불결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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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학회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4-12-04 14:15 조회4,3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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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일자 : 2004/12/03(금) 18:02

[동아광장/김순덕 칼럼]결벽과 불결

세상을 흑백으로 이등분하면 안 된다는 거 안다. 사람이 단순무식해지면서 더 복잡한 문제를 낳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기준점을 놓고 갈라 보면 사안이 명쾌하게 이해되는 것도 사실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싸움질을 보면서 나는 세상엔 크게 두 종류의 인간군(群)이 산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인간은 변할까, 안 변할까▼



하나는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이들이다. 수렵채집 시절이나 현대나 유전자가 면면히 이어지는 한, 2세 번성을 꾀하는 이기적 인간본성은 그대로라는 거다. 인간 자체에 결점이 있으므로 민주주의 같은 사회제도 역시 결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여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대표적이다. 미국 헌법이 삼권분립을 엄격히 규정하고도 언론자유를 또 강조하는 건 인간을 그만큼 못 믿어서다. 미국학자 토머스 소웰 씨는 이를 ‘강제적 비전’이라 불렀고, 스티븐 핑커 씨는 ‘비극적 관점’이라고 했다. 시장경제론의 원조 애덤 스미스도 경제학자로 유명해지기 전에 이미 인간본성을 바꾸려는 건 헛된 시도라고 썼다.

다른 하나는 ‘인간은 변한다’는 이들이다. 인간본성이란 사회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고 믿는다. 도덕적으로 우월한 선각자들이 해결책을 제시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거다. ‘비강제적 비전’ 또는 ‘유토피아적 관점’이다.

이렇게 보면 ‘변한다’파가 훨씬 반듯하고 희망적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혁명은 등장 용어부터 아름답다. 결과보다 의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이에 비해 ‘안 변한다’파는 실속을 우선한다. 재산권을 중시하는 것도 그래서다. 속물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민중을 착취 억압하는 구체제를 뒤엎고 자유 평등 박애의 횃불 아래 이상적 사회를 처음부터 다시 건설하자는 구호다.

프랑스만 아니라면 꽤 낯이 익지 않은가. 맞다. 우리의 이른바 민주화세력, 자칭 개혁집단과 비슷하다. “평등과 분배, 민족화합과 남북공조, 공공선과 윤리적 가치를 위한 일련의 개혁정책에 반대한단 말이냐?”고 묻는다면 누구도 할 말이 없을 판이다.

비슷한 건 또 있다. 우리의 개혁집단이 들으면 펄쩍 뛰겠지만, 소웰 씨는 마르크스주의도 강제적 비전과 비강제적 비전의 혼합이라고 했다. 과거를 해석할 땐 인간은 안 변한다이되 미래의 인간은 변할 수 있다. 개혁파가 훌륭한 정책을 펴서 변하게 만들겠다는 얘기다.

정부 여당이 강박적으로 관철하겠다는 ‘개혁 입법’은 인간과 사회의 개조 비법이 될 터이다. ‘종이었던 아비’ 덕에 오늘의 내가 됐음을 부정하면 주류세력 교체는 더 자연스러워진다. 국가보안법을 없애 국제사회와 상관없이 북한과 가까워지고, 사학법을 바꿔 사학을 전교조 세상으로 만들면 20년 장기집권은 간단해진다. 신문법까지 고쳐 비판 신문을 압살하면 200년 집권도 가능하다. 그리하여 모두가 잘사는 대한민국이 도래하면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여기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다시피 발달해 온 과학에 따르면 인간본성은 ‘안 변한다’ 쪽에 가깝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이렇게 주장했던 과학자나 인종차별주의자들이 호된 비난을 받은 걸 익히 아는 바다. 프랑스혁명 지도자들이 자기가 더 도덕적이라면서 과거 지도자들을 차례로 단두대로 보낸 사실이나, 인간본성을 개조하겠다는 마오쩌둥과 스탈린이 독재와 대량 학살로 오명을 떨쳤다는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정부不潔 감시가 신문 사명이다▼



다만 인간이 얼마나 불완전한지는 아무도 부인 못할 거란 말은 해야겠다. 질량불변이랬다. 결벽증 있는 사람 중에 상처 있는 사람 많고 어딘가는 더 불결하다. 개혁한다는 정권이 구린내 나는 낙하산인사를 하는 걸 보면 우습기 짝이 없다. 의도하지 않은 정책 결과도 그래서 나온다. 평등 강조하는 사회가 되레 불평등해지는 건 외환위기 수준으로 악화된 우리의 빈부격차가 입증한다. 더 겁나는 점은 양극화를 해결하겠다고 정부가 나서는 거다. 무능한 정부에 힘이 집중된다면 ‘쥐라기 공원’이 따로 없다.

문제는 아직도 3년이나 남았다는 사실이다. 정부 여당이 ‘개과천선’할 리는 없다. 한나라당은 죽을 쑤는데 대안세력도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이 마당에 ‘신문 악법’까지 통과되면 여권의 병적인 결벽증도, 감춰진 불결함도 드러날 수 없다. 정말이지 피를 토할 노릇이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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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 동창지 영문과소식 - 이번 여름에 출범한 33대 영학회에서는 내년 영문과 백주년기념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영학회 동문 간담회를 주최하였다. 건강한 줄기세포 하나가 여러 기능을 하는 우수한 장기로 분화발전되듯 이화영문라는 줄기세포는 우리 나라의 중요 혈맥으로 곳곳에  뻗어나아왔다.  식민지와 전쟁과 산업화와 민주화의 진통을 겪어내며 오늘 날 K 한류를 만들어 내는 이화영문의 역사가  동창 간담회에서 다시 보기로 재생되는 감동이  무더위를 제압하며 올라왔다.  다음은 성사된 간담회 내용이다.

 

[전임회장단 간담회]   

1. 일시 : 2024.07.23(화) 14:00 / 학교 인문관 201호  

2. 참석 : 고영자(63) 최청규(65) 유중근(67) 박은경(68) 안미순(71) 김혜정(72) 이정숙(77) 홍성미(78)  

3. 사회 : 강명옥(82) 기록 : 홍의경(85) 진행: 신정선(84) 

 

[방송인 간담회] 

1. 일시 : 2025.07.25.(목) 11:00 / 학교 인문관 201호 

2. 참석 :  

 이숙영(80) : 아나운서 

 김혜란(82) : 전 KBS 국제협력실 PD 

 고희경(92) : SBS 아나운서 

 권수현(02) : 연합뉴스 기자 

 현솔잎(08) : MBC 기자 

 김효정(08) : BBC  

3. 사회 : 이무경(89) 기록 : 박미정(88) 진행 : 이유미(83) 

 

 

[언론인 간담회] 

1. 일시 : 2024.07.26(금) 11:00 / 학교 인문관 201호 

2. 참석 :  

 이덕규(79) : 전 중앙일보 기자 

 김순덕(84) : 동아일보 고문 

 허  란(05) : 한국경제신문 기자 

 김연주(15) : 중앙일보 기자 

 구유나(15) : BBC 기자 

 윤  솔(21) : 세계일보 기자  

3. 사회 : 서연희(94) 기록 :김지은(82) 진행 : 김경숙(84)  

 

[문화 간담회]  

1. 일시 : 2024,07.29.(월) 14:00 / 학교 인문관 201호 

2. 참석  

(외부전문가)  

 신선희(68) (전) 국립극장장  

 배혜경(79) (전) 크리스티즈 한국지사장  

 이화익(80) 갤러리대표 (전) 화랑협회 회장 

 전혜숙(83) 미술사 교수 

 박윤정(88) (전) 소마큐레이터  전시기획자 

 김은령(94) 디자인하우스 전 부사장

 황  윤(95) 영화감독 

(영학회 내 전문가) 

 정경숙 (79) 갤러리정 대표 

 노정하 (88) 집아트 대표 

 우혜수 (90) 전 아모레 미술관장 

3. 사회 : 우혜수. 기록 : 곽상희. 진행 : 노정하 

 

[금융기업 간담회] 

1. 일시 : 2024.08.02.(금) 18:30 / 한일관 압구정점 

2. 참석 :  

 이성남(70) 전)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손병옥(74) 현)SC제일은행 사외이사, 전)푸르덴셜생명회장 

 허금주(87) 현)G20 Empower Alliance 한국대표 ,전)교보생명 전무 

 박경희(90) 현)삼성증권 WM 사업부문장, 부사장 

 김정원(91) 현)김&장 고문, 전)씨티은행 재무부행장 

 최승은(91) 현)삼성전자 MX 사업본부 부사장, 전)존슨앤존슨 글로벌케어본사 사장 

3. 사회 : 한유경(91) 기록 : 김희진(94). 사진.촬영 : 노정하(88) 

 

 

[선교 간담회] 

1. 일시 : 2024.08.09.(금) 11:30~14:00 / 한일관 압구정점 

2. 참석 :  

(간담회 참석) 

 성혜옥(70) : 이대 총동창회 선교부장 

 이명실(78) : 전 이대 총동창회 총무 

 이재진(78) : 성경번역선교사 

 이은혜(83) : 영남 신학대 조교수 

 최문영(83) : 이화의료원 초대 원목 

 박경난(88) : 이대 국제처 특임교수 

 이은혜(05) : 호주 YMAM 

(서면 답변)  

 김영자(66) : 우간사 선교사 

 박혜원(79) : 인도네시아 선교사 

 오은주(74) : 필리핀 선교사 

 엄옥희(86) : 우간다 선교사 

 양은숙(80) : 알바니아 선교사 

 송헌복(69) : 한국선교훈련원 명예교수 

 김선정(88) : 케냐 선교사 

 

 

3. 사회 : 이유미(83)총무. 기록: 이연선(01/ 전 서울경제 부장) 사진.촬영: 김경은(79) 

 

[사법행정 간담회] 

1. 일시 : 2024.08.12.(월) 18:30~21:00 / 친니 광화문점  

2. 참석 :  

 김정순(83) : 김앤장 고문 

 윤혜미(83) : 전 아동권리보장원 원장 

 강민아(88) : 전 감사원장 대행 

 곽진영(88) :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부위원장 

 김선화(92) : 국회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장 

 서연희(94) : 법무법인 율성 변호사 

3. 사회 : 조영미(82). 기록: 윤수현(95) 사진.촬영: 양옥경(82) 


개척해 온 100년 이화영문이 개척해 갈 100년 이화영문을 맞아 악수하고 대화를 나눈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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