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강물이 생사가 명멸하는 시간 속을 흐르면서 낡은 시간의 흔적을
물 위에 남기지 않듯이, 자전거를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오고 몸 밖으로 흘러나간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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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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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 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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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이화 동창지 영문과소식 - 이번 여름에 출범한 33대 영학회에서는 내년 영문과 백주년기념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영학회 동문 간담회를 주최하였다. 건강한 줄기세포 하나가 여러 기능을 하는 우수한 장기로 분화발전되듯 이화영문라는 줄기세포는 우리 나라의 중요 혈맥으로 곳곳에 뻗어나아왔다. 식민지와 전쟁과 산업화와 민주화의 진통을 겪어내며 오늘 날 K 한류를 만들어 내는 이화영문의 역사가 동창 간담회에서 다시 보기로 재생되는 감동이 무더위를 제압하며 올라왔다. 다음은 성사된 간담회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