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안 여사 1주기 추모전 (환기 미술관 2004. 2.2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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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5-03-12 12:44 조회4,568회 댓글1건본문
한때는 시인 이상의 부인으로 유명했고 이상시인이 돌아가시고
김환기 화백과 만나 1944년 결혼하시느라 이대 영문과를 중퇴하셨습니
다. 다음은 팜플렛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영원의 노래>를 열며..
김향안 여사는 수화 김환기화백의 예술세계를 누구보다도 깊게 이해
하고 조력한 예술의 지원자이자 생과 사를 초월한 동반자였습니다.
여사는 또한 김환기화백의 타계 이후 그가 남겨 놓은 작업들을 정리하고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에 힘쓰는 한편, 그 자신 역시 문인으로 그리고
화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번 영원의 노래 전에는 김향안 여사가 남긴 회화 작품들이 김환기
화백의 다양한 유화, 드로잉, 과슈들, 그리고 두분의 추억이 담긴 사진,
유품들과 함께 전시됩니다.
일상과 주변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많은 여행에서 축적된 명상은 김향안
회화 특유의 환상적인 화면으로 구현됩니다.
밝은 광선이 스쳐간 화사하고 섬세한 빛깔들, 미세하게 떨리는 윤곽선이
안개 속처럼 아련하고 부드러운, 신배로운 공간은 김향안 회화세계의
흉내낼 수 없는 매력입니다. 그리고 김환기화백의 작고 이후에도
뉴욕의 아뜰리에를 지키며 그의 예술세계를 정리해온 김향안 여사의
유품들은 또한 김환기 화백의 생활과 예술의 자취이기도 합니다.
- 환기미술관 관장 박미정
"... 내 그림은 광선이 어두우면 그려지지 않는다. 나는 밝고 섬세한
빛깔을 좋아하기때문에 한여름 밝은 광선에서만 그린다.
Elie(Poindexter 화랑주)는 흔히들 남편하고 비슷한 그림을
그리는데 나의 경우는 전혀 달라서 좋다고한다.
내 그림을 가리켜 예술성이 강하고 특이한 그림이라고,
그래서 1977년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념해서 Poindexter 화랑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 1984. 8.27 김향안 여사일기에서
<김향안 여사의 그림들>
튤립
Mont Blanc
소나무
노트르담
Central Park Mall
무제
파리풍경
이른 봄
Bear Mountain
아네모네
김환기초상
산보
<산처기>
-김환기-
" 아내는 내가 술을 마시든 게으름을 부리든 아무 소리가 없다.
돈을 못 벌어오는 데도 아무 소리가 없다. 먹을 것이 있든 없든
항상 명랑하고 깨끗하다. 아내는 능금을 좋아하는데 궤짝으로 사다 두고
먹여 본 적이 없다. 과용하고 돌아오는 길, 가다가 몇알 사들고 와서
손에 쥐어주면 그만 어린애같이 좋아한다. 나는 아내가 능금을 움푹움푹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게 좋다.
아내는 소설을 쓰고 싶은 모양인데 나 때문에 쓰지 못하는 것을 나는
잘 안다. 나는 참 아내를 혹사시킨 것이다. 소설을 못 써도 아내는 불평
이 없다. 나는 아내에게 하숙하고 있는 셈이다.
사는게 하나에서 끝까지 아내가 움직여야 하니 소설을 써낼 재주는
없을 것이다. 틈틈이 수첩에 무얼 열심히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안해지는 때도 있다. 가다가 세상이 귀찮고 그림을 못 그릴 때면 나는
부지중 아내에게 신경질을 부린다. 그럴 때면 찻값을 주어 보내든지
술을 사들고 와서 한잔 권할 때도 있다.
아내는 낙천가이다. 아내는 도스토예프스키와 피카소를 존경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나보다 아내가 더 잘 알고 피카소는 내가 더 잘 안다.
그러나 내가 도스토예프스키를 이해하는 정도보다 아내가 피카소를
이해하는 정도가 훨씬 위이다. 아내는 피카소를 일러 '안하무인의
화가'라고 한다...
<김환기 그림들>
향안 초상
여인과 비둘기
청매
새
무제
무제
댓글목록
방영란님의 댓글
방영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김환기 화백의 후기작품 보다 초,중기 작품을 무척 좋아했었는데, 김향안 여사가 영문과 출신인 것 처음 알았어요. 그러지 않아도 소설가 이상의 부인이기도 해서 당대의 인물이리라고는 생각했었지만. 김향안 여사의 색채가 김환기 화백을 생각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