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균 선생님이 2004년 9월에 펴내신 책 <일제시대, 우리 가족은>을 이제 읽었다. 1890년에서 1959년까지 부친을 중심으로 한 가족사를 적은 것이지만 사실 이 책은 우리 모두의 가족사이고 역사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 꼼꼼한 자료를 곁들여 써내려간 글은 우리들에게 보다 실감나게 그 시절의 문화와 정치와 사회를 알게 해준다.
책을 읽으며 우리의 역사를 고스란히 가슴으로 읽게 되고 잃어버린 땅의 젊은이들이 가졌던 조국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 사랑 그리고 동포애가 전해져 진한 존경심을 갖는다. 나라를 찾았다하나 6.25로 다시 산산조각이 되어버려, 특히 나영균 선생님의 고모이자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의 그림과 원고더미, 사진들이 난리통에 모두 없어져버린 이야기는 우리의 귀중한 재산이 하룻밤사이 소실된 듯 안타깝기 그지없다.
2년전 이 책이 일본어판으로 일본에서 먼저 출간되었으니 내년쯤에는 영문판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대한제국 말기, 일제시대 한국의 모습을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에게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1960년대 이후의 한국사회는 어떻게 그려질까 선생님의 책을 통해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갖게 된다. 부디 선생님이 오래 건강하시고 좋은 글들 자꾸 읽게 해 주시기를 고대한다.
이화 동창지 영문과소식 - 이번 여름에 출범한 33대 영학회에서는 내년 영문과 백주년기념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영학회 동문 간담회를 주최하였다. 건강한 줄기세포 하나가 여러 기능을 하는 우수한 장기로 분화발전되듯 이화영문라는 줄기세포는 우리 나라의 중요 혈맥으로 곳곳에 뻗어나아왔다. 식민지와 전쟁과 산업화와 민주화의 진통을 겪어내며 오늘 날 K 한류를 만들어 내는 이화영문의 역사가 동창 간담회에서 다시 보기로 재생되는 감동이 무더위를 제압하며 올라왔다. 다음은 성사된 간담회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