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에 TV 보는 적이 없고 더구나 주일이어 교회 가는 준비로 마음이 바빴는데, 새벽 3시의 동계 올림픽 결과가 궁금해 아침에 TV를 틀었습니다. 그간 몇 개의 금메달을 따긴 했지만 또 이 새벽 금메달을 딴다고 해 궁금하기도 하고 기분 좋으려고 본 것이 5000미터 쇼트트랙 경기 거의 끝까지 계속 2등 아니면 3등으로 쳐져서 긴장 초조 스트레스 조마조마, 평안한 마음이 아침부터 깨져서 TV 튼 걸 후회했는데 승패가 이미 갈라졌다고 생각한 6분 40초 마지막 순간, 우리 선수가 튀어나와 결승선을 넘어 역전승 하는 걸 보고 놀라며 깨우친 게 하나 있습니다.
내가 새벽에 이미 그 승리한 결과를 알았다면 절대 조바심 내지않고 여유 있게 느긋이 경기를 즐기며 보았을 텐데.
막판까지 캐나다 선수가 앞서가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애태우지 않았을 텐데.
이긴 결과를 다 알고 있으니까.
우리의 삶도 그런 것이 아닐까.
이미 다 이겼고 승리했고 다 해결 되어버린 미래를 미리 알고 믿고 살면 얼마나 여유 있고, 늘 밝고 웃으며 살 것인가. 재방송 보듯이 느긋할 게 아닌가.
미래에 혹 이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렇게 믿고 느긋이 살고 누리는 과정으로 이미 승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는 아직 많이 살진 않았지만 지나간 삶의 굵직한 몇 개의 사건들이 마음에 스쳐갑니다. 그것들은 후에 잘 해결이 되기도 하고, 오히려 뒤집혀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하고, 흐지부지 된 것도 있고 세월과 함께 잊혀진 것도 있지만, 아직도 과한 감성으로 마음을 심하게 쓰고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맞았을 제 마다, 걱정하고 근심하고 염려하고 억울해 하고 긴장했던 기억들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던 아주 긴 세월이던, 승리의 결과를 미리 알았다면 그렇게 애타게 고심 고뇌를 하지는 않았겠지요. 나만 아는 승리의 비밀로 속으로 웃으며 기뻐하며 미리 감사만 했겠지요.
나는 이 새벽 5000 미터 릴레이 경기에 그렇게 가슴 조였으나 막판의 승리와 가슴 덜컥하는 이번의 깨우침으로 다시한번 더한 믿음으로 자신있게 더 밝게 더 느긋하게 이 순간부터 살아야 되겠다고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2000년 전 예수님은
나의 확실히 승리한 미래를 벌써 다 가르쳐 주셨네요.
이화 동창지 영문과소식 - 이번 여름에 출범한 33대 영학회에서는 내년 영문과 백주년기념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영학회 동문 간담회를 주최하였다. 건강한 줄기세포 하나가 여러 기능을 하는 우수한 장기로 분화발전되듯 이화영문라는 줄기세포는 우리 나라의 중요 혈맥으로 곳곳에 뻗어나아왔다. 식민지와 전쟁과 산업화와 민주화의 진통을 겪어내며 오늘 날 K 한류를 만들어 내는 이화영문의 역사가 동창 간담회에서 다시 보기로 재생되는 감동이 무더위를 제압하며 올라왔다. 다음은 성사된 간담회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