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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영전에 이 보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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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덕님(61)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5-03-07 19:45 조회3,8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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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7-2.jpg

The daffodils

-William Wordsworth-

I wandered lonely as a cloud
That floats on high o'er vales and hills
When all at once I saw a crowd
A host of golden daffodils
Beside the lake beneath the trees
Fluttering and dancing in the breeze

Continuous as the stars
That shine and twinkle on the milky way
They stretched in never ending line
Along the margin of a bay
Ten thousands saw I at a glance
Tossing their heads in sprightly dance

The waves beside them danced
But they outdid the sparkling waves in glee
A poet could not but be gay
in such a jocund company
I gazed and gazed but little thought
What wealth the show to me had brought

For oft when on my couch I lie
In vacant or in pensive mood
They flash upon that inward eye
Which is the bliss of solitude
And then my heart with pleasure fills
And dances with the daffodils


* * * * * * * * * * *

40여년 전의 일이네요.

대학다닐 때 줄곧 4년 동안 'Speech'시간이 일주에 한 시간씩 있었어요.

그 시간에는 英詩를 한사람씩 일어나 무조건 큰소리로 외우는 겁니다.

그러면 김갑순 선생님님께선 근엄하신 표정으로

진지하게 일일히 점수를 메기곤 하셨어요.

잔뜩 긴장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지요.

상당수의 영시를 그 때 외웠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머리에 남아있는 건 신기하게도

시인 William Wordsworth의 'The Daffodils', 오직 한편 뿐입니다.


이 시는 지금도 입에서 술~술~ 자연스럽게 잘도 나옵니다.

'호숫가 나무 밑에 끝없이 피어있는 수선화의 아름다움이

그때는 몰랐으나 후에 나에게 큰 기쁨이 되더라' 하는...


결혼해 살다보면 어찌 즐겁고 기쁜일만 있었겠습니까?

힘들고 어려울 때, 참기 힘든 일이 있을 때

전 언제나 버릇같이 이 詩를 중얼중얼 속으로 외우게 됐습니다. 나도 모르게..

이 때마다 엄격하시면서도 자상하셨던 선생님이 떠오른 건 물론입니다.

그러노라면 속이 점차 차분히 가라앉고 편안해졌어요.

저를 흔들림으로부터 완벽하게 지켜준 이 시는

제 생애를 통해 아주 소중한 저의 재산이 됐습니다.

보석에는 별 관심이 없는 저에게

이 詩야말로 큰 의미를 지닌 저의 빛나는 보석입니다.


저에게 너무도 소중하고 값진 보물을 지니게 해 주신

김갑순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과 함께 이 보물을 선생님 영전에 드립니다.

부디 평안하시옵소서.


61년 졸업 손덕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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