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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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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nie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3-07-22 02:15 조회1,540회 댓글31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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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지난 금요일 인사동 골목길 찻집 "귀천"에서 산
천 상병 시인의 시집 "귀천"으로
지금까지 나는 힘겹게 혼돈과 갈등속에 뒤척이고 있다.

시집의 머릿말에 소개된 그의 삶은
군사독재자 박정희에 의해 너무나 어처구니 없게 유린되었으니---
간첩혐의로 구속된 친구의 수첩에 시인의 이름이 적혀있었다는 이유로
물고문과 성기에 전기고문을 받아 자식을 가질 수 없는 몸이 되었을 뿐 아니라,
고문의 후유증으로 술타령, 실종, 행려병자로 사망 추정, 정신병원 입원등,
한 힘없는 개인의 삶이
거대한 독재권력에 의해 철저히 파괴된 모습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시인의 삶.

혼란스러운 심경, 답답한 마음과 분노에 스스로 목이 메이고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바로 엊그제까지도 절대 빈곤의 이 나라를 그나마 밥 걱정은 안하고 살 수있게 한 功,
그것 하나로 박정희를 인정했던 나, 아니었나.
남편앞에서도 주체할 수 없이 나오는 눈물이 쑥스러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누가 박정희가 잘 했대? 가난은 살아가는데 짐인 건 사실이지만,
그 걸 극복하는 것과 독재는 별개지.
허지만, 시인은 영원히 자기세계를 순수한 영혼으로 진실되게 살다갔으니
박정희보다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다 간 것 아니겠어?
"귀천" 말미에 이 세상이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했쟎어.
총맞고 비명횡사한 박정희야 말로 불행한 삶 아냐?"
위로한다고 한 남편의 대꾸도 시인의 生時 현실의 고통과 아픔은 피해갔다.

인생은 생활이며, 인생의 진실이란 생활속에 있다고 주장한 시인.
하나님을 사랑하고 음악을 사랑하고 일상의 하잘 것 없는 것에도
의미와 멋을 찾고 그리고 형상화한 시인이 삶의 끝까지
"나는 가난하고 슬퍼도 행복하다.
행복이란 딴게 아니다. 언제나 가슴 뿌듯하게 사는 것이 행복인 것이다.
사소한 일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고 그리고 기쁨을 느낀다면 그건 행복이다."
라는 시인의 낙관론에 더 가슴이 져며오고 한편으론 더 위로를 받으며
비오는 주말 내내, 낮은 자세, 작은 만족에 대해 되새겨본다. 스스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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