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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 일출과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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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복영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7-10-26 22:12 조회1,123회 댓글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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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면서 보니 정말 장난아니게 가파러!
히야! 대체 무슨 기운으루 그 깜깜한 새벽에 여길 올라갔대?
내가 생각해도 내가 싱기방통.
내려오는 것도 허이허이 내려왔다.

산장에 들어왔더니 사람들은 벌써 짐도 다 빼갖고 나갔어.
방에 와서 옷 좀 벗고 짐을 꾸리는데 아 글씨! 휴대폰이 안보이는겨.
엊저녁에도 사용했고 천왕봉 가기 전에 가방에 분명히 넣어놨는데 귀신이 곡하지.
짐을 홀랑 빼고 다 찾어도 없어. 그 짓을 두 번이나 하고 맥이 탁 풀려서 있는데 애들이 들어오네.
얘덜아 내 휴대폰 없어졌다. 어쩌냐 하면서 앓는 시늉을 하다가 다시 한번 가방을 들쑤셔 봤지.
이 배낭이 내께 아니라 남편 것이라서 여기저기 주머니가 익숙치 않았거든.
그랬드니 한구석 지퍼달린 주머니 속 깊은 데에 휴대폰이 흘러들어가 있더라구.
헤헤헤 찾었지롱.

짐들을 들고 나오면서 커피 한 잔 먹었으면 좋겠다 해서
취사장엘 가봤더니 어떤 부부가 라면을 끓이고 있더라구.
우리 커피 먹게 물 좀 끓여주실수 있슈? 하니까 흔쾌히 그러라고 하드라구.
자기네 하산길이라 괜찮대. 그러면서 라면도 끓여줄수 있다네. 고맙기도 하셔라!
결국 그 부부 버너로 라면 끓여서 햇반이랑 반찬 꺼내서 먹고 커피도 마셨다.

배가 부르니 은재는 좀 더 쉬었다 가자는데 남주는 다음날 남편이랑 거제도엘 가야되서
얼른 서울로 가야되니 빨리 가재서 걍 일어나서 하산행.
2박 3일 끝이니 인희는 정강이 뒤가 땡긴다고 하고 은재는 무릎에 신호가 온대고
명숙이와 난 종아리에 알이 배긴 상태지만 걸으니까 또 걸어지네. 안걸어지문 어캐?
지리종주를 무사히 마치고 오로지 하산길이니 힘들고 길긴 해도 노무노무 맴이 편하고 푸근하다.





마지막으로 지리산 자락을 하나하나 눈에 꾹꾹 주워담으면서 내려오는데
조금씩 내려오니 단풍 비젖헌거두 보이고 날씨는 연 3일 한결같이 포근해서 하늘 맑지
바람 시원하지 홍복녀가 따로 있겠냐?
은재와 인희는 다리 사정도 있고 해서 좀더 느긋허게 내려갔으면 하는 눈치지만
남주 사정을 봐서 다시 남주와 명숙 나는 먼저 내려가고
은재 팀은 천천히 내려오면서 상황 봐서 하자며 헤어졌네.

올라오는 사람들한테 물었드니 어떤 사람은 시간 충분하다카구 어떤 사람은 서둘르라 하고.
그러니까 남주는 마음이 급하고 명숙인 남주만이라도 일찍 보내야 하는 책임감 때문에
둘이 쏜살같이 내려가더라구. 난 적당히 뒤에서 내려오구.
그러면서 내려오니까 드뎌 백무동 마을이야.
마을 주위 산은 단풍들로 알록달록 물들어있고 감나무엔 감들이 주렁주렁. 그것도 그림이드만.
옛말에 마천 각시는 둥시 깎다가 늙는다는 말이 있다네.
둥시가 뭐냐구? 곶감 만드는 감을 둥시라구 한대여.
그만큼 마천이나 지리산 일대는 감이 많이 나는 곳이라
감나무에 잔뜩 매달린 감들이 꽃보다 예쁘더라구.
그 감들을 보며 아~! 드뎌 지리산 종주를 마쳤구나~!
그 충만감 성취감 행복감 도취감 포만감 감감감...
지리산 마을엔 감도 많더라!





먼저 내려온 눔덜 나중 내려온 눔덜 서로 박자 안맞아서 약간의 우왕좌왕.
뭐 그런 일이 지나고 보면 더 감칠 맛 나는 양념이 되는 것 아니겠어?
여치기저차 함양에서 다시 다섯이 모여 서울로 일사천리.
도중 죽암휴게소서 간만에 뜨뜻헌 우동을 한그릇씩!
아아! 산중에서 귀하디 귀했던 뜨신 국물에 뜨신 국시라니! 그 감격!
하여간 가끔 가다 굶겨봐야 안다니깐!
우리차 기사가 중부고속도로로 내리 120km로 쏜살같이 달려서 4시간 정도만에 무사히 동서울터미널 도착.
흐뭇하지만 지쳐서 은재가 맥주 한잔 마시구 갈까 하는데 걍 헤어져서 왔슈. 덕분에!

내 딴엔 너무 좋아서 두서없이 써댔는데 너무 길어서
끝까지 읽기에 하품도 나오게 생겼네. 읽느라 수고했다.
누가 그러네.
내려올꺼 뭐하러 올라갔냐구? ㅋㅋㅋ
모르겠으면 한 번 올라가보셔!



댓글목록

김찬숙님의 댓글

김찬숙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대단하다, 역시 복영이 답다.  그 용기며 패기며 건강이라니 부러우이.  같이 헉헉대며 등산한 듯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진 글, 재미있게 단숨에 읽었고 사진도 너무나 근사 했다.  넌 힘들었겠지만 앉아서 이런 행복을 누리다니, 고마우이!!!

유성희님의 댓글

유성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멋있다!  부럽다.  이렇게 친구들과 등산을 할 수 있으니...  다음에는 사진에 이름이 적혀 있으면 좋겠다.  재미있게 쓴 글 잘 읽었다. 미시간에서

임복영님의 댓글

임복영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찬숙아~ 잘 지내니? 손주 잘 크고? 가을 단풍이 요새 절정이라 넌 집에 앉아서 눈이 호강하겠다! ㅎㅎ 성희야! 웬일로 네가 나타났니? 네 소식 가끔 가다가 전해듣긴 했지만 여기서 만나다니 감격스럽네. 자주 나와서 근황 좀 전해보시게나. 이 사진은 같이 등산했던 고등학교 동창 성명숙의 사진

김찬숙님의 댓글

김찬숙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단풍이 지난 주말이 절정이었어. 어제 오늘은 바람에 그 멋진 색을 뽐내며 흩날리는 잎들이 화려함과 쓸쓸함을 함께 전해 주내. 난 이제야 생전 배우고 싶던 자전거를 배우고 오늘은 낙옆이 무더기로 달려오는 공원을 달리는 호사를 누렸단다. 분당 중앙공원에서 2주 교육을 받았어. 다음 주 부터 2주간도 교육이 있다니 이 기회 도전 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임복영님의 댓글

임복영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자전거! 그게 내 약점 중 하날세! ㅋㅋ 내가 운동을 이것저것 많이 해봤는데 여지껏 자전걸 못타는거야. 그래서 자전거 타는 것만 나오면 우리집 식구들 모두 날 놀려대네. 빙신이라구! ㅎㅎ 언제 배우나? 그거 배우러 중앙공원까지 갈 순 없잖아. 오늘 바람이 광풍이더라. 갑자기 겨울맛을 보여주네.

유성희님의 댓글

유성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나는 이제서야 영문과 web-site가 있다는 걸 알았으니....먼데사는 촌놈이지?!  친구들 소식 들을 수 있어 매우 기쁘군.  자전거?  나도 배우다 넘어지는 바람에 give up...한지 오래다. 

임복영님의 댓글

임복영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영문과 싸이트는 2003년 4월 희선이가 회장일 때 개설됐는데 성흰 인제 알았다구? 그동안 우리 기간사가 보내는 뉴스래터 같은 것도 못받었었니?  지금은 정성희 이성윤이 간사인데 걔들이 소식지 보내는 경우 영문과 홈페이지 주소를 꼭 광고하라고 부탁해야 되겠다.

유성희님의 댓글

유성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03년도에 희선이 한테 영문과 싸이트가 있다는 소식은 들은 것 같은데 까마귀고기 먹은 것 같다.  그러나 뉴스래터는 한번도 못 받았으니 아마도 해외동창에게는 안 보냈던 모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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