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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복영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3-06-06 08:59 조회7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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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_jardin_II.jpg

Hailan의 Le Jardin de la Musique II


아, 나는 저 세계에 가고싶었다.

모든 것들이 온 곳으로 되돌아가고

無의 흰 세계만이 허공에 떠있는곳,


잃은 것에 대한 아픔과 얻을 것에 대한 희망마저 시든곳,

내면의 지켜봄이 너무나 강렬해서 그 대상마저 녹아 없어지는 곳,

그곳에 이르고 싶었다.


그리고는 밤이 되면 내 방의 불을 끄고

정원을 내다보면서 'Enya'의 음악을 듣는다.


그녀가 묘사하는 저 'Orinoco Flow'의 물결들이

환상처럼 내집 정원에서 출렁인다.


내가 지나온 삶의 물결이

이 정원에 와서 고요한 불꽃이 된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곳에 불의 물결이 있다.

상대와 절대의 만남이 있고, 꿈과 현실의 녹아듦이 있다.


그런가 하면 어느 날은 바람이 산 뒤쪽에서부터 불어와

성난 듯이 울면서 더 큰 물결을 이 정원으로 데리고 와서는

사정없이 나무들을 흔들고

바닥의 눈송이를 허공으로 회오리치게 하는 것이다.


나는 잠을 설치고 가만히 그 바람소리를 듣는다.

나무의 잔가지들이 창문을 두들긴다.

정원이 뭔가를 나에게 말하려는 듯이.

손을 뻗으면 그것이 잡힐 것 같다.


물러났다가는 다시 다가오는 저 세계,

아득한 듯 하다가 아예 사라져 버리는 저 정원의 세계,

그것이 늘 내 안에 있다



-류시화의 산문집 中에서-


음악; Enya의 'Orinoco Flo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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