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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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숙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2005-03-15 20:57 조회918회 댓글3건본문

방랑자 / 이정하
길이 내게 일렀다,
이제 그만 돌아가라고.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걸어왔노라고.
길 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가지 않을 수도 없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내가 이 길을 왜 가는지,
그리고 무엇 때문에 가는지 가늠이 잘 되지 않았다.
허무와 슬픔이라는 장애물,
나는 그것들과 싸우며 비틀거리며 길을 간다.
그대라는 이정표,
나는 더듬거리며 길을 간다.
그대여, 너는 왜 늘 저만치 서 있는가.
왜 손 한번 따스하게 잡아주지 않는가.
길을 간다는 것은,
확신도 없이 혼자 길을 간다는 것은
늘 쓸슬하고도 눈물겨운 일이었다.
- 산문집, 내가 길이 되어 당신께로 중에서 -
♬ "Ocean Gypsy" - Blackmore's Night
댓글목록
임복영님의 댓글
임복영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이 사람 내 맘을 어케 이케 잘 알지? 종교가 없어선지 내가 이러케 헤매구 사네.
이순자님의 댓글
이순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찬숙아 복영아 늘 수고해줘서 정말 고맙다. 혹시나 하고 들어와 보았더니 역시나 좋은 글이 올라 왔네. 글도 좋고 음악도 차분하고... 돌아갈 수도 없고 마음 가다듬고서 앞으로...
김찬숙님의 댓글
김찬숙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글 올려 놓고 누구 안봐 주나 매일 몇번씩 체크를 했다오. 읽어주고 글까지 남겨 주어 고맙고 보람되네. 우리 모두 이렇게 엉거주춤 길위에서 헤매는 방랑자로 만난 것 아니겠어? 그래도 친구있어 마음 나누면 그게 행복인게지... 사진 멋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