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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으로 이루어진 도시, 똘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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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http://myhome.hanafos.com/~leeroh 작성일2003-11-22 09:25 조회2,336회 댓글9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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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성으로 이루어진 도시, 똘레도
 
아침식사 후 마드리드 남쪽 70킬로 지점에 있는 스페인의 고도 똘레도로 향했다. 마드리드 시내를 벗어나니 드믄드믄 양떼들이 있는 목장들과 빨간 기와지붕에 눈부시게 하얀 벽의 스페인 풍 집들을 볼 수 있었다. 양떼들을 많이 볼 수 있었던 것은 스페인이 가죽옷으로 유명한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똘레도 라는 이름은 원래「성으로 이루어진 도시」라는 뜻이다. 필립2세가 마드리드로 도읍을 옮기기까지 천년 동안 스페인의 수도이었다. 711년 무어인이 지브롤타 해협을 넘어와 4백년동안 이슬람교도에 의해 지배 됐던 비운을 겪었던 탓으로 고딕식 사원과 무어 풍의 왕궁과 성벽 등이 남아 있다. 1561년 마드리드로 수도를 옮기까지 수 백년간 똘레도는 스페인의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도시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똘레도는 도시전체가 그대로 박물관으로 보였다. 중세의 성당들, 바람에 휘날리는 좁은 황토 길, 옛 중세모습과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도록 한 정부의 노력으로 그곳을 걸어다니면서 내가 중세 인이 된 착각이 들었다.

 똘래도 한복판에 시내를 굽어보는 대성당은 원래 이슬람사원이었는데 13세기에 성당으로 개축하면서 15세기까지 200년 간 공사가 진행되어 오늘에 이르렀고 얼마나 많은 신도들이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대리석 기둥을 어루만졌던지 손가락으로 패인 자국이 많았다. 현재는 스페인 카톨릭의 본부다. 그러니까 똘레도는 카톨릭에서 이슬람 그리고 다시 카톨릭의 중심도시가 되었고 따라서 카톨릭이 이슬람을 지배한 양식인 무데하르 양식이 탄생하게되었다.

똘레도를 스쳐간 온갖 문화가 남긴 유산이 바로 대성당이다. 성당 안에는 스테인드 글라스와 프레스코, 정교하고 화려한 조각이 가득하다. 천장은 바로크 양식의 그림과 조각으로 고풍스럽다. 특히 파이프 오르간 주변의 조각과 그 맞은편 벽의 거대한 예수 그리스도 프레스코화가 압도적이다. 고야, 엘 그레꼬 등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성당을 장식하고 있다. 똘레도 대성당은 스페인만이 아닌 세계적으로 소중한 건축문화 유산이다.

성당안에 <보물 전시관>은 이슬람 사원이었던 곳으로 알람브라 궁전과 같은 종유석 천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전시품 중에는 양피지에 그림을 그려 만든 성경 3개, 콜럼부스가 1492년 바하마에서 가져온 금으로 만든 성채, 뭇소리니가 프랑코 총독이 연합군에 참전 안한 기념으로 기증한 로마시대의 나무십자가 그리고 정교한 금은 세공품과 칼 종류 등이 있다. <야곱 순교 기념 관>이 있고 <성직자 회의실>에는 천국, 지옥, 연옥 그림이 있어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역대 대주교 사진이 전시되었는데 앞으로 3명의 대주교 사진 붙일 자리만 있고 그 후에는 종말이 온다는 설이 있다고 했다.

<4천사 조각실>이 있는데 조각가 혼자서 1723년부터 23년 걸려 완성했다고 하니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그리스인이 면서 똘레도그에서 활동한 유명한 화가 <엘 그레꼬실>은 "예수님의 수난"을 비롯한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의 초상화" 등의 명화가 있다.

일요일마다 이곳에서 예배를 들이고 있고 모든 가톨릭 모임을 가지는 제단 맞은 편 <성가대 실>에는 그라나다에서 아랍사람 몰아내던 전투장면 그림과 르네상스의 대표되는 조각작품이라는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전 기도할 때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던 모습의 조각이 있어 마음이 뭉클했다. <이슬람교도들의 기도 실>이 스페인의 카톨릭을 대표하는 대성당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요즈음과 같이 종교적 대립이 심한 때에 그 포용력이 귀감이 되었다. 그 규모 또한 카톨릭의 종주국답게 웅장하고 수도원을 비롯해서 부속건물의 규모도 상당하다. 대성당 주변을 걷다보니 중세의 수도사들을 만날 것 만 같았다. 우리나라도 오 천년 역사를 자랑만 할 것이 아니라 신라시대와 똑같은 도시가 재현되어 외국인이 관광하면서 신라인이 된 분위기를 맛 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유태인 거주 구역의 경계선에 14세기의 교회인 산토토메 성당은 엘 그레코의『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그림으로 유명한데 벽 한 면을 차지하는 대작이다. 이 성당을 지은 후 그곳에 묻힌 백작을 기념하여 그린 작품이다. 성 어거스틴의 장례식 때 스테반이 하늘에서 내려와 도와주었다는 말을 듣고 200년이 지난 후 엘 그레코가 상상해서 그린 것이라고 한다.

엘 그레코의 그림을 보면 독실한 그의 믿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성당 앞에 거대한 무데하르 양식의 탑은 그 규모가 커서 인상적이었다.

똘레도 시내의 높은 언덕에 있는 알카사르 성(Alc'azar)을 구경했다. 13세기에 건축을 해서 스페인의 영웅 엘 시드가 통치를 시작한 성으로 그 후 카를로스 5세가 똘레도를 수도로 하면서 성을 요새 화했다고 한다. 성은 언덕에 있어서 시내를 굽어 볼 수 있다. 정말 도시가 하나의 박물관이고 골동품이다. 이곳은 스페인의 내전 때 심한 격전지였음을 성벽 곳곳에 남아있는 총탄 흔적에서 알 수 있다. 이성을 지키기 위한 어느 대령과 그의 아들의 일화는 내용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벽에 한국어로 “부자의 슬픈 이야기”가 적혀 있어 스페인어를 모르는 나에게 다행이었다. 처참하고 치열했던 스페인 내전 때 모스카도르 대령의 아들이 인민전선에 인질로 붙잡혀 항복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아들은 끝내 항복을 거부하고 마지막 통화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사랑함을 확인하고 아들은 죽음을 택했다. 그 후 이성은 「시민전쟁의 박물관」으로 보존하고 총탄흔적을 그대로 두어 내전 의 참상을 목격하게 한다. 황토흙벽으로 된 미로와 같은 성 내부를 둘러보면서 부자의 슬픈 사연이 떠올라 관광객들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똘래도는 스페인의 유산만이 아니고 세계인의 유산이라고 생각되어 잘 보존해야겠다고 생각되었다. 따라서 우리의 문화유산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을 인식해야겠다.

이종희 (여행 칼럼니스트, 프랑스 파리에서 장애인 치료분야 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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