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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은총의 동산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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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작성일2004-11-27 21:39 조회1,345회 댓글1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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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제주도의 진면목을 본 것 같아 우리 일행은 모두 즐거운 마음이다.
마중 나온 차를 타고 억새풀이 반겨주는 가을 풍취에 젖어 가다보니 클라라 수도원이 보이고 이시돌 농장 안에 삼뫼소 은총의 동산에 들렸다. 제주도는 비가 오면 고이지 않아 연못이 없는데 은총의 동산에는 빗물이 고여 된 묵주모양의 연못이 있어 감탄이 절로 나왔다. 빗물이라 썩지도 않고 물고기도 잘 자란다. 그곳에 이시돌 농장우유인 한라우유가공공장에 들려 우유를 시식했는데 유럽에서 마신 우유처럼 고소한 맛이 우리나라에서는 맛보기 드믄 우유다.

우리가 도착한 서귀포호텔은 중문에서 좀 떨어지고 높은 곳에 위치해서 멀리 바다도 보이고 전망이 좋다. 호텔 주변에 산책로가 있어 귤 밭길도 걷고 내 키보다 큰 억새풀 만발한 숲길을 걸으니 상큼한 공기와 더불어 몸과 마음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마침 붉게 물든 노을이 억새풀사이로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연상케 했다.

도착 다음날 천지연폭포와 월드컵경기장을 지나 화가 이중섭 미술관을 방문했다. 유감스럽게도 이중섭 작품은 2층 맨 끝에 전시되어 있고 오히려 다른 작품들이 중앙에 전시되어 있어 주인공이 바뀐기분이다. 그러나 몇점 안되는 작품이지만 그만의 독특한 서귀포해변 묘사는 한폭의 파라다이스를 보는것 같았다. 미술관 바로 아래 있는 그의 6년 동안의 결혼생활 중에서 가장 행복하게 1년 동안 살았던 초가집을 구경했다. 네 식구가 살았던 한 평 남짓한 방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그집에는 그의 부인 마사코여사와 동갑인 81세된 할머니가 그가 살았을때부터 살고있다.

다음은 재일 교포가 기증한 기당 미술관을 방문해서 일본에서 수학한 화가 변시지 작품을 감상했다. 동양화 풍경을 서양화로 그린 그의 작품은 제주도의 상징인 말과 바람에 휘어진 소나무 등이며
황토색만을 사용한 독특한 제주도 풍경이라 인상적이다.

미술관 관람 후 서귀포에서 가장 전망이 좋고 분위기 있는 파라다이스호텔 전망대에서 그윽한 커피향이 감도는 커피를 마시며 그 분위기에 젖어보았다.

휴식을 취하고 해안도로로 달리다가 소금강이라 부르는 하효동의 소금막에 도착했다. 제주도에서는 드믈게 바닷물과 용천수로 만들어진 에메랄드빛 호수는 주변에 울창한 소나무 숲과 더불어 그림 같다. 더구나 바다와 호수사이에 모래톱이 있어 진귀한 경치를 볼 수 있다.

그곳을 지나 신영영화박물관 앞에 도착해 남원큰엉해안가 도로를 걸으며 바닷가 산책을 만끽 했다. 점심때 가되어 다시 서귀포로 돌아가 멀리 산방 산이 보이고 갈대숲이 하늘거리는 화순해수욕장 바닷가 에서 맛있는 식사를 회장님으로부터 대접받았다. 식사 후 산방 산 앞에 있는 용머리해안을 한바퀴 걸었다. 용암의 지각변동에 의해 생성된 암벽은 절경을 이루어 넋을 잃고 보다가 파도가 밀려오는 줄도 모르고 서 있다가 발이 물에 빠지기도 했다. 바닷물이 출렁이는 바위 위를 걷는 기분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다음은 추사 김정희가 1840년부터 1848년까지 9년간 제주도로 유배되어 살았던 謫居址(적거지)를 방문했다. 귀양살이의 어려움 속에서도 힘차고 강하게 느껴지는 추사체를 완성하였고, 歲寒圖(세한도)를 비롯한 불후의 서화들이 전시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넓은 차밭이 있는 설록차뮤지엄을 들려 우리나라 차문화를 계승하고 녹차산업의 미래를 제시하며 세계 차 전파경로를 이해하기 쉽게 전시해 놓은 것을 보았다. 못쓰는 땅을 개간해서 만든 차밭주변에는 서리 내리는 것을 방지하는 바람개비가 군데군데 설치되어 눈길을 끌었다.

끝으로 조개가루해변인 협제해수욕장 근처에 한림공원을 방문했다. 협제굴 처음 발견되었을 때 가보고 30년 만에 가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황폐한 모래밭이었는데 아열대 수목이 울창한 공원이 되어 산책하는데 낙원을 연상케 했다. 한사람의 의지로 40년 동안 이룩한 노고에 경의를 표하지않 을 수 없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을 통해 온화한 기후와 싱그러운 아열대림, 어디를 가나 막힘이 없이 탁트인 시야, 푸른 바다,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와싱토니아 야자수의 가로수, 눈부신 억새풀밭, 서귀포 도로변을 장식하는 노랑 귤 밭들이 어울린 아름다운 풍광은 우리를 사로잡기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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