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하신년
페이지 정보
박난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작성일2004-01-08 14:17 조회1,390회 댓글1건본문
새해를 맞이하며 나의 눈길을 잡은 옛 선현들의 시 두 편을 드립니다.
즐겨주시면 고맙겠어요.
'老人의 즐거움' 부분
茶山 丁若鏞
늙은이의 한 가지 즐거운 일은
붓 가는 대로 마음껏 써버리는 일
어려운 운자(韻字) 신경 안 쓰고
고치고 다듬느라 애먹지 않네
흥이 나면 곧장 뜻을 사루고
뜻이 되면 당장 글로 옮긴다
나는 본디 조선 사람
기꺼이 조선 시 즐겨 쓰리
그대들은 그대들 법 따르면 되지
이러쿵 저러쿵 말 많은 자 누구인가
세계를 움직이는 지혜의 이름, 그것은 다름 아닌 즐거움이다. 즐거움이 있는 다음에 노래가 있고 노래가 있는 다음에 열정이 있고 열정이 있는 다음에 진보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정으로 마음을 다해 자신의 것을 사랑하는 마음, 그것이 어찌 다산 노인의 즐거움뿐이겠는가. 청년도 어린
아이도, 시정의 장삼이사도 다 그 즐거움을 힘껏 사랑할수 있을때, 우리가 열렬히 기다려온 꿈의 시간들도 다가올 것이다.
곽재구<시인>
'눈 덮인 마을'
자하 신위(1769~1845)
나이 들어 시를 쓰매
좀스러운 일은 다 버렸어라
잠이 적어지니 지난 일들 꿈꾸기 어려운데
겨우내 맨밥을 먹고 소금기마저 지웠어라
대나무를 꺾지 않으려 바람은 섬돌을 울리고
책을 읽으라 흰눈은 처마를 비추네
흰눈 속에 아늑히 묻힌 집들 그리고 싶어
정자 위에 올라 오래 오래 바라보네
일지암의 여연 스님과 밤새 설야차를 마시다. 창밖에는 펑펑 흰눈이 쌓이는데 등불인 듯 손을 모아 한 모금 깊게 차를 마시니 춥고 쓰리고 막막한 세상의 기운들이 문득 눈 덮인 산골마을처럼 아늑하기만 하다. 옛 선비여, 겨우내 맨밥을 먹고 시를 쓰매 좀스러운 일은 다 떨굴 수 있는가. 원컨대 새해에는 우리 마음 안의 욕심들 다 비우고 청청한 눈빛으로 하늘의 별 밭 을 우러르며 살수 있기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미워하는 사람들이 함께 손을 잡고 서로의 가슴 안에 눈부신 설원의 시 한 편씩을 새길 수 있기를.... 곽재구<시인>
중암일보의 시가있는 아침에서 펌.(곽시인의 도움말이 더 좋은것은 아직 나의 시를 음미하는 깊이가 얕기 때문인것 같아요. 사족?)
甲申元旦에 朴蘭洙가
댓글목록
김혜자님의 댓글
김혜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난수씨!
새 해 복 많이 만드십시요. 그러기 위해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동창 여러분들께도 새 해 인사 드립니다.
난수씨가 계속 두번이나 좋은 글을 올려주어
우리 동기의 체면을 세워주어 감사 합니다.
아직 한번도 신고하지 않은 친구들 ! 금년에는......
난수씨 주변 친구들 모두 소풍 가셨나요?
아니면 주무시고 계신가요?
난수씨! 다른 친구들 좀 깨워 보세요. 안녕 !
당신의 따뜻한 친구 혜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