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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졸업

김갑순 선생님께 드립니다

작성자 sohnnim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03-07-1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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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ffodils

-William Wordsworth-

I wandered lonely as a cloud
That floats on high o'er vales and hills
When all at once I saw a crowd
A host of golden daffodils
Beside the lake beneath the trees
Fluttering and dancing in the breeze

Continuous as the stars
That shine and twinkle on the milky way
They stretched in never ending line
Along the margin of a bay
Ten thousands saw I at a glance
Tossing their heads in sprightly dance

The waves beside them danced
But they outdid the sparkling waves in glee
A poet could not but be gay
in such a jocund company
I gazed and gazed but little thought
What wealth the show to me had brought

For oft when on my couch I lie
In vacant or in pensive mood
They flash upon that inward eye
Which is the bliss of solitude
And then my heart with pleasure fills
And dances with the daffodils


* * * * * * * * * * *

벌써 40여년 전의 일이네요.

대학다닐 때 줄곧 4년 동안 'Speech'시간이 일주에 한 시간씩 있었어요.

그 시간에는 英詩를 한사람씩 일어나 무조건 큰소리로 외우는 겁니다.

그러면 김갑순 선생님님께선 근엄하신 표정으로

진지하게 일일히 점수를 메기곤 하셨어요.

잔뜩 긴장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지요.

많은 수의 영시를 그 때 외웠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머리에 남아있는 건 신기하게도

시인 William Wordsworth의 'The Daffodils', 오직 한편 뿐입니다.


이 시는 지금도 입에서 술~술~ 자연스럽게 잘도 나옵니다.

'호숫가 나무 밑에 끝없이 피어있는 수선화의 아름다움이

그때는 몰랐으나 후에 나에게 큰 기쁨이 되더라' 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詩는 아니고, 그저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詩입니다.


결혼해 살다보면 어찌 즐겁고 기쁜일만 있었겠습니까?

힘들고 어려울 때, 참기 힘들어 속이 부글거릴 때

전 언제나 버릇같이 이 詩를 중얼중얼 속으로 외우게 됐습니다. 나도 모르게..

그러노라면 속이 점차 차분히 가라앉고 편안해졌어요.

저를 흔들림으로부터 완벽하게 지켜준 이 시는

제 생애를 통해 아주 소중한 저의 재산이 됐습니다.

보석에는 별 관심과 취미가 없는 저에게

이 詩야말로 큰 의미를 지닌 저의 빛나는 보석입니다.


이 시로 예쁜 시화를 만들고 싶은데

배경사진으로 쓸만한 사진을 구하던 중

화가 친구인 권녕숙이가 컴퓨터로 그려준(위 그림)그림은

어쩌면 그렇게 시의 풍경과 딱 맞아 떨어지는지요.

대가의 솜씨는 역시 다르다는 점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액자를 그림에 잘 어울리도록 최선을 다해 시화를 만들었으나

이 게시판에서는 지원불능으로 보여드리지 못함이 아쉬우네요.

저는 시화를 제 재산목록에 넣어두고 울적할 때마다 꺼내 보곤 합니다.

저에게 너무도 소중하고 값진 보물을 만들어주신

김갑순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과 함께 사랑을 한아름 보내드립니다.

선생님, 부디 건강하십시오.

댓글목록

김혜자님의 댓글

김혜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덕님씨 ! 오랜 만에 학창시절을  머리속에 그려 보게 해 주어 고마워요.김 갑순 선생님의 강의 실에 앉아 있는 것 같은 착각에 저 또한 그 시를 읊어 보며 선생님의 독특한 영국식 발음이 머리에 떠 오릅니다.그리고 그림도 정말 훌륭하군요.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했는데 대단한 작품이라고 여겨집니다. 놀라워요. 이렇게 새로운 것을 보면  실력도 없는 것이 의욕만 앞서서 모두 해 보고 싶기만 하니 아직은 "노녀"는 아닌가 봐. 계속 노력하다 보면 쥐구멍에도 볓들 날이 있겠지요.안 그래요? 우리 그 날까지 자주 Cyber세계에서 만나 발전하는 모습으로 희망적인 삶을 살아보는게 어떠할런지요?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sohnnim님의 댓글

sohnnim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혜자씨, 그대의 열정과 의욕으로는 어떠한 희망도 이루어지리라 확신합니다.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것이 얼마나 생활의 큰 활력을 주는지를 깨닫고 우리 모두 얼마 남지않은 노년기를 보다 즐겁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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